이 이론은 다른 이론과는 차별화되는데, 적어도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으며 후세에 게으름뱅이 모델이라는 간판을 달고 전해졌다.
변하는 고용시장의 이론들
게으름뱅이 모델 또는 이론은 무한대의 상상력을 가진 게으른 노동자 이론의 부차적인 아류가 아니라 실제로 신실업 이론의 성서적인 모델이다. 성서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우선 이 모델은 실업상태의 노동자들이 더 낮은 임금에 채용되는 것이 득이 되는 상황에서도 실질임금의 하향 경직성이 있다는 것을 설명한 최초의 시도라 고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이 모델의 구조가 여러 모습으로 돌변하면서 비슷한 실업 이론들을 에 만들어내는 데 기여했기 때문이다(이미 논의한 약삭빠른 노동자 이론도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역사적 선구 성과 준거틀로서의 역할은 게으른 노동자 이론을 가장 널리 알려진 실업 이론으로 만들었다.
이 가설의 시작은 토론의 여지가 없다. 노동자는 일종의 노력에 대한 비효용을 가지고 있다. 명확히 말해서 노동자들은 게으르다는 것이다.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있듯이 이러한 사실은 고용주에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왜냐하면 고용주가 노동시장에서 노동시간을 사고 노동자와 홍정한 시간당 임금을 지불하더라도 노동자들이 직장에 나와서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임금노동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들이 선험적으로 노력의 정도를 조정할 수만 있다면 0에서부터 완전한 노력까지, 똑같은 임금을 받고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낫지 조금이라도 노력한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일 것이다.
물론 이럴 경우 고용주가 그들을 해고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해고를 당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본 다면 그것은 무관심과 게으름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혜택보다 더 큰 손해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고용주는 어느 정도의 확률을 가지고 게으름 피우는 노동자들을 추출하여 즉시 해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속일 만한 여지가 단순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 않으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현실에서는' 바로 이런 방식으로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시장의 가설
하지만 완전하게 기능하는 노동시장의 가설에 따르면 실업은 선험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충분히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할 수 있다는 위협은 노동자들에게 아무런 협박도 되지 못할 것이다. 노력하지 않는 노동자는 다른 곳에 즉시 취직할 수 있을 것이고 그곳에서도 똑같이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경제가 어떻게 돌아갈지 한번 상상해보자.
노력을 장려하기 위한 동기 부여나 위협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는 아무도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완전고용이라는 것이 프롤레타리아의 노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다지 적합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행히도 실업이 나타나서 이런 상황에 질서를 부여할 것이다. 이 과정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합리적인 고용주라면 사람들을 일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해 신빙성이 있는 위협 수단, 즉 잘못할 경우에 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하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밖에 없다. 실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노동자는 해고당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똑같은 임금, 균형임금에 똑같은 직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따라서 노동자가 치러야만 하는 비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용주에게 한 가지 해결책이 있다면 그것은 매우 친절하게도 자진해서 노동자들에게 시장의 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제안하는 것이다, 미친 짓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순간부터는 노동자가 게으름을 피우는 현장범으로 잡혀 해고를 당하게 되면 다른 곳에서 같은 일을 할 수는 있겠지만 더 낮은 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따라서 고용주의 입장에서 경쟁자들이 제시하는 임금보다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임금의 상승이 노동자들의 노력을 유도하는 한, 그리고 이로 인한 이득이 그 비용을 보상하는 한, 임금은 계속 올라가야 한다. 해고당할 경우 바로 이러한 임금의 차이를 잃게 된다는 위협이 노동자의 노력을 촉진시키는 엔진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전략이 한 명의 고용주가 추진할 때는 제대로 운영될 수 있지만 모든 고용주가 동참하면 그 효율성을 잃게 된다는 것을 재빨리 발견하게 된다. 한 사람이 합리적으로 이런 선택을 하면 다른 모든 고용주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고, 이처럼 모든 고용주가 동시에 임금을 상승시키면 임금의 격차는 없어지고 노력을 추진하는 엔진도 사라질 것이다.
기업 내에서 노력에 대한 동기부여
바로 여기서 논리 전개의 두 번째 단계로 진입한다. 모든 고용주가 동시에 노동자의 임금을 올리면 기업 간의 임금 격차는 사라지고, 이와 동시에 각각의 기업 내에서 노력에 대한 동기부여 또한 사라지면서 실업이 나타날 것이다, 왜 그런가? 단순히 말해 기업들이 임금을 시장의 균형 수준보다 높였기 때문이다.
실업의 출현은 마침 필요했던 해고 시점의 노동자들이 치러야 하는 경제적 비용을 제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게으름을 피우는 노동자들에게 고용주가 휘두르는 해고의 위협은 신빙성을 갖게 된다. 달리 말해서 기업들이 임금 격차를 만들기 위해 결국 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실패한다.
임금을 상승시키면서 구사한 전략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실업은 실패한 이 임금정책 대신 노동자의 노력을 채찍질하는 엔진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실업의 존재 이유는 명백하게 '노동자에 대한 규율장치'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 이론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이 실업 이론의 메시지를 왜곡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칼셔피어로 우(Carl Shapiro)와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라는 유명한 경제학자들이 1984년 어메리컨 이코노믹 리뷰(American Economic Review)에 발표한 논문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했을 뿐이다.
2022.05.26 - [분류 전체보기] - 끝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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